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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드] 얼렁뚱땅 흥신소 | 감상/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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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와 일드에 빠진 이후로 한국 드라마를 잘 보지 않게 되었다. 아니, 그 이전에 한국 드라마의 너무나도 진부한 구성에 질려 있었다. 미드와 일드도 따지고 보면 진부함이라던가 상투적인 설정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 접한 초보에게는 그조차도 신선했고 주구장창 사랑 이야기만 외쳐대는 한드보다 훨씬 몰입감 있게 다가왔다. 가끔 보는 한드도 매니아 드라마라고만 알려진, 시청률은 낮을지 모르지만 구성이 결코 허술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많이 배제되었거나 양념으로만 들어가 있는, 그런 드라마들만 선택하게 되었고 <얼렁뚱땅 흥신소>도 그 연장선상이었다.

내용을 보시려면, 클릭!


  '황금 찾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된다는 점에서 마치 롤플레잉 게임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사랑 이야기가 아닌, 어른들의 성장을 그려 보고자 했다던 기획 의도를 봤을 때도 일부 연결되는 것 같다. 그만큼 주인공 네 명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 무열은 단순무식하지만 그만큼 화끈하고 몸으로 때우는 일 전문의 전사, 희경은 사기를 칠 정도로 출중한 연기력에 가끔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감안하면 마법사 같지만 각 캐릭터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모습을 보면 성직자 같기도 하고... 용수는 잡학다식한 브레인 역할이라는 점에서 마법사 (기술은 별로 없지만 ^^;), 은재는... 그 엄청난 재력으로 지원사격한다는 점에서 뭐.. 굳이 붙이자면 상인이려나? 어쨌거나 이렇게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는 캐릭터들이 참 매력적이었다.

  찌질하기까지 한 별볼일 없는 인생들이 주인공이고, 미스테리한 구석이 있으며 약간은 만화적인 구성의 b급 감성이라는 점, 이로 인해 시청률이 그리 신통치 않았다는 점까지 <메리 대구 공방전>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메리 대구 공방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했다. <메리 대구 공방전>은 처음에는 백수를 주인공으로 한 신선하고 유쾌한 드라마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에 뻔하디 뻔한 4각 관계로 내용이 채워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실망이었는데 <얼렁뚱땅 흥신소>는 내용의 구성이 훨씬 알차다. 처음부터 끝까지 '황금 찾기'라는 미션이 꾸준히 진행되고, 비록 중간에 무열과 은재의 은근슬쩍 러브 라인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가 산으로 갈 만큼의 비중은 절대로 아니다. 엽기발랄함을 목적으로 한 키치 드라마라는 점에서 볼 때 <얼렁뚱땅 흥신소>가 훨씬 더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된다.

  내용뿐만 아니라 연출, 연기, 편집 어느 것 하나 흠잡기가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처음에는 만화적 기법을 사용한 cg와 오버연기는 일드를 연상케 할 만큼 발랄했고 중간중간 내용에 따라 삽입된 적절한 bgm은 그야말로 백미. 당장 생각나는 bgm만 해도 수사반장, csi, 프리즌 브레이크, 맥가이버 등등.. 적절한 장면에 추임새를 넣어주는 적절한 음악은 정말 웃음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었다. 각종 프로그램들을 패러디한 연출 센스 또한 발군에다가 더구나 각 캐릭터에 그야말로 맞춤형이었던 배우들의 연기까지 (은재 역의 이은성은 사실 초반에는 살짝 별로였지만... 후반부에는 꽤 잘하더군). 특히나 실제 생활이 정말 이럴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았던 예지원 씨의 연기는 그야말로 후덜덜. 개인적으로 극중 희경의 성격을 참 좋아한다. 약간 속물인 것 같으면서도 인간미 넘치고, 뻔뻔한 것 같으면서도 순수함이 남아 있는... 거기다가 그 나이에 귀여움까지 겸비! 이런 복합적인 캐릭터를 예지원이라는 배우가 아니라면 누가 연기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더. 매 회마다 엔딩 부분에 2~3분 정도의 짤막한 번외편들이 나왔는데 이거 정말 완소다. 마치 잘 차린 정식을 양껏 먹은 후에 입안을 상쾌하게 헹궈 주는 깔끔한 디저트를 먹은 느낌이랄까? 16개의 번외편 모두 완소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나 기억나는 것은 '주의 어린 양 구원하소서' 편과 '잊혀진 사람들' 편. 앞쪽 것은 백민철의 부하 강승호가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밤이 되자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 무서워하면서 찬송가를 불러대던 모습이었는데 평소의 카리스마와 정말 안 어울려서 귀여움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잊혀진 사람들' 편은 14회 번외편이었는데... 여태까지 단역으로 출연했던 캐릭터들이 나열되면서 조수미의 '챔피언'이란 음악이 깔린다. 그리고 깔리는 한 줄의 자막. '그들을 억지로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서 이 이야기에 참견하기에는 너무 바쁠 뿐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사실, 단역도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그 진실을 일깨워 준 감명 깊은 번외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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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잊혀진 사람들'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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